10년 전 처음 만난 클라이언트가 지금도 우리 슬랙에 있는 이유
메이드잇투게더와 트루엔이 처음 작업을 시작한 게 2015년이었어요. 솔직히 그때 저도 프리랜서 초기라 모르는 게 많았습니다. 그 회사는 지금 코스닥 상장사가 됐고, 저희는 여전히 같이 일하고 있어요.
그 사이 Phase 1부터 Phase 3까지. 처음 만들고, 두 번 다시 만들었습니다. AI 기능 추가, UI 전면 개편, 브랜딩 정리까지. 10년 동안 이글루가 바뀔 때마다 저희도 같이 바뀌었어요.
프로젝트가 끝나도 연락이 끊기지 않는 관계
대부분의 디자인 외주는 납품으로 끝납니다. 결과물을 넘기고, 잔금 받고, 연락이 뜸해지죠. 저희도 초기엔 그런 프로젝트가 많았어요.
그런데 앱이 실제로 사용되기 시작하면 디자인은 계속 바뀌어야 합니다. 신규 기능이 붙고, 사용자 불만이 쌓이고, 경쟁사가 치고 올라오죠. 그때마다 "다시 처음부터 브리핑"하는 게 아니라, 이미 제품을 이해하고 있는 팀이 옆에 있다는 게 얼마나 큰 차이인지, 트루엔이 먼저 알아봤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디자인 유지보수 계약을 맺었어요. 월 단위로 작업 범위를 정하고, 급한 수정은 같은 날 반영하고, 큰 개편은 미리 로드맵을 같이 잡는 방식으로요.
"디자인 외주를 쓰다 보면 '이 사람들이 우리 제품을 진짜 이해하나?' 하는 의문이 생기는 순간이 있어요. 그 의문이 생기지 않는 게 메이드잇투게더랑 일하면서 좋은 점입니다."
— (주)트루엔 담당자

Phase 1 → 2 → 3, 툴도 같이 바뀌었다
10년 동안 이글루 앱은 세 번 크게 바뀌었어요. 그리고 재미있는 건, 리뉴얼마다 저희가 쓰는 디자인 툴도 바뀌었다는 점이에요.
첫 번째 리뉴얼은 포토샵으로 작업했습니다. 앱 구조 자체를 뜯어고치던 시기였고, 당시 모바일 앱 디자인은 대부분 포토샵이 기본이었어요. 기능은 많아졌는데 메뉴가 복잡해졌고, 신규 사용자 이탈이 눈에 띄게 늘었던 시점의 작업이었습니다.
두 번째 리뉴얼은 스케치로 넘어왔어요. 브랜드 정체성을 다시 잡는 작업이었고, 경쟁사들이 많아지면서 "이글루다운 것"이 뭔지 명확하게 만들 필요가 생겼습니다. 컬러 시스템, 타이포그래피, 아이콘 톤까지 전부 재정의했어요.
가장 최근 리뉴얼은 피그마로 작업했습니다. AI 감지 기능, AI 동화 기능까지 붙으면서 기능이 복잡해진 만큼 UX는 더 단순해야 했어요. 피그마 덕분에 트루엔 개발팀과 실시간으로 화면을 보면서 빠르게 조율할 수 있었습니다.
포토샵 → 스케치 → 피그마. 툴이 세 번 바뀌는 동안 클라이언트는 한 번도 안 바뀌었어요.
앱 말고도 한 것들
오래 함께하다 보면 작업 범위도 자연스럽게 넓어집니다. 어느 시점부터는 이글루 카메라 제품 자체의 일러스트레이션 작업도 맡게 됐어요. 앱 UI 안에서 제품을 보여주는 방식, 패키지나 마케팅 소재에 들어가는 카메라 비주얼 등 제품과 브랜드가 연결되는 지점들을 함께 다뤘습니다.
UI 디자인만 하던 관계에서 브랜드 전반을 함께 고민하는 관계로 바뀐 거예요. 그게 장기 협업이 만들어내는 자연스러운 흐름입니다.

Phase 3 끝에 남은 것
Phase 1은 0에서 시작이었어요. 앱의 구조, 화면 흐름, 첫 번째 비주얼 언어를 전부 새로 만들었습니다. Phase 2는 첫 번째 리뉴얼이었어요. 실사용자가 쌓이면서 생긴 불편들을 해소하고, 경쟁사가 늘면서 흐릿해진 "이글루다운 것"을 다시 명확하게 만드는 작업이었습니다. Phase 3는 AI 기능이 붙으면서 시작된 두 번째 리뉴얼이었어요. 기능이 복잡해질수록 UX는 더 단순해야 했습니다.
재미있는 건, Phase마다 우리가 쓰는 툴도 같이 바뀌었어요. Phase 1은 포토샵, Phase 2는 스케치, Phase 3는 피그마. 툴이 세 번 바뀌는 동안 클라이언트는 한 번도 안 바뀌지 않았습니다.
신뢰는 한 번에 쌓이지 않는다
메이드잇투게더가 트루엔과 10년을 함께 할 수 있었던 건, 처음 계약이 좋아서가 아니었어요. 납기를 지키고, 수정 요청에 솔직하게 답하고, 저희가 모르는 건 모른다고 말하고, 잘못된 방향이면 클라이언트가 듣기 싫어도 얘기했습니다. 그게 쌓인 거예요.
디자인 스튜디오를 고를 때 포트폴리오만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근데 포트폴리오는 그 팀이 가장 잘 됐을 때를 보여줘요. 중요한 건 일이 꼬였을 때 어떻게 하는지, 기대와 다른 결과가 나왔을 때 어떻게 책임지는지입니다.
메이드잇투게더는 한 번 인연을 맺으면 오래 가요. 그게 저희가 자랑하고 싶은 거예요. 멋진 결과물보다, 10년 뒤에도 슬랙에 남아있는 관계.